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거나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고

명예훼손과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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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엇을 명예훼손이라고 하나요?

2. 허위인지 진실인지 여부가 불분명한 의견표명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책임을 지나요? 예를 들어 “늙은 화냥년의 간나, 너가 화냥질을 했잖아” 이런 표현은 어떨까요?

3. 사실적인 주장에 주관적인 견해나 감정을 더하여 말하는 것은 감정의 표명인가요 사실의 적시인가요? 예를 들어, 발암물질이 많이 포함된 시멘트를 “발암시멘트”라고 불렀을 때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나요?

4. 얼마나 진실과 차이가 있어야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나요? 진실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 것인가요?

4-1. 진실과 거리가 먼 허황한 내용도 명예훼손책임을 지는가요?

5. 어떤 경우에 “공연히” 사실적인 주장을 하였다고 하여 명예훼손 책임이 지울 수 있나요? 트위터의 비공개페이지에 글을 올려도 명예훼손책임이 적용되나요?

6. 타인에 대해 진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책임을 지는가요? 타인의 가명을 써도 명예훼손책임을 지는가요?

7. 진실인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 명예훼손의 책임을 피할 수 있는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공익성)”라는 조건은 어떻게 충족되나요?

8. 다른 사람이 한 명예훼손적인 말을 그대로 전하여도 명예훼손 책임을 지게 되나요? 소위 “장자연 리스트에 000이 올라 있다”라는 말을 이종걸 의원이 한 것도 명예훼손 책임을 질 수 있나요? 

9. “고려대 학생들”을 상대로 나쁜 말을 한 경우에도 명예훼손 책임이 부과되는가요?

10. 어떤 경우에 모욕죄가 성립하나요?

11. 모욕과 명예훼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12. 모욕죄는 친고죄라고 하는데 친고죄가 무엇인가요?

13. 모욕죄에서 ‘공연히’는 무슨 뜻인가요? 친구인 을과 채팅 중 같은 반 친구인 갑에 대해 모욕적인 말을 하였습니다. 당연히 우리끼리의 비밀 얘기가 될 줄 알았는데, 을은 갑에게 그 얘기를 하였고, 이에 화가 난 갑은 저를 모욕죄로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모욕죄로 처벌받게 되는 것 인가요?

14. 친구들과 만나 술집에 갔는데, 주인이 ‘욕쟁이 할머니’로 유명한 곳이라 하더라구요.

주인 할머니는 저를 보자마자 제 치부를 건드리는 발언을 해댔고, (저의 외모에 대한 언급이었으며, 저는 평상시 그 부분이 컴플렉스입니다.) 친구들은 재미있다며 좋아했지만, 모욕당하는 당사자인 저는 매우 불쾌하였습니다. 할머니를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나요?

15. 제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정책을 꾸준히 고수하는 특정 정치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그를 동물로 묘사한 그림을 만들어 이를 저의 블로그에 게시하였습니다. 저는 모욕죄로 처벌받게 되나요?

16. 어떤 언사가 경멸적인 언사로 인정되었나요?



 

 

 

 

 

 

 

 

 

 

 


1. 무엇을 명예훼손이라고 하나요?


명예훼손죄는 진실이나 허위를 여러 사람들에게 유포하여 타인의 평판을 저하시킴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형법 제307조). 또한 명예훼손을 저지르면 피해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도 지게 됩니다(민법 제751조).

명예라 함은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윤리적인 것에 한하지 않고, 사람의 신분·성격·용모·능력·직업·건강·품성·명성에 대한 평가도 포함됩니다.

여기서 “평가”는 자신 스스로의 주관적 평가가 아니고 제3자들의 평가 즉 평판을 의미하며,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 법학계에서는 ‘외부적 명예’와 ‘내부적 명예’를 구분하여 쓰기도 하며 명예훼손의 ‘명예’는 ‘외부적 명예’를 의미합니다. 

명예훼손이 되려면 법조문은 “공연(公然)히 적시(摘示)”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즉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진실 또는 허위를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 방법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불특정 또는 다수인’의 상세한 의미에 대해서는 Q5를 참조하세요) 또한, 그로 인해 반드시 평판을 저하(低下)시켰음을 요하지 아니하고, 저하케 하는 위험상태를 발생시킴으로써 충분합니다.


2. 허위인지 진실인지 여부가 불분명한 의견표명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책임을 지나요? 예를 들어 “늙은 화냥년의 간나, 너가 화냥질을 했잖아” 이런 표현은 어떨까요?

명예훼손은 사실적인 주장을 동반해야 하고 단순한 의견의 표명으로는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법조문에는 그래서 ‘사실의 적시’ 또는 ‘허위의 사실의 적시’라고 되어 있습니다. 전자는 ‘진실’을 그리고 후자는 ‘허위’를 지칭합니다. 명예훼손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는 사람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요하며 단지 타인에 대한 의견이나 감정을 표명하는 것은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의 3가지 표현 중 명예훼손이 되는 경우는 몇 개인가요?
(1) “아무것도 아닌 똥꼬다리 같은 놈”

(2) “늙은 화냥년의 간나, 너가 화냥질을 했잖아”

(3) “잘 운영되어 가는 어촌계를 파괴하려 한다”


위의 세 경우 모두 대법원에서 판시가 내려진 사안으로서, 정답은 0개입니다.


(1) "아무것도 아닌 똥꼬다리 같은 놈"이라는 표현은 진위 여부가 판명될 수 없는 순수한 의견표명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떠한 사람이 똥꼬다리 같다는 점에 대해서 다른 누군가가 동의할 수는 있겠지만, 누군가는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이라고 하는 것은 투표로 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대법원도 "아무것도 아닌 똥꼬다리 같은 놈"이라는 구절은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1989.3.14 선고 88도1397 판결)


(2) “늙은 화냥년의 간나, 너가 화냥질을 했잖아” 는 실제로 화냥질을 한 적이 있거나 그러한 사람의 자식이라는 “사실” 이 있었는지가 판명될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심한 욕을 하게 된 정황과 심한 흥분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의 전달이라기보다는 경멸의 감정표현이라고 보입니다. 대법원도 이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라기보다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도덕성에 관하여 경멸적인 감정표현을 과장되게 강조한 욕설에 불과하여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대법원 1987.5.12. 선고 87도7339 판결)


(3) "잘 운영되어 가는 어촌계를 파괴하려 한다"는 구절도 실제로 행위자가 파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 ‘사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의 행동이 어촌계를 ‘파괴’할 것이라는 화자의 가치판단에 주안점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도 이를 두고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라고 할 수 없으므로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89.3.14. 선고 88도1397 판결). 위의 경우 예를 들어 “어촌계의 공금을 개인용도로 썼다”고 하면 가치판단이 아닌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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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운영되어 가는 어촌계를 파괴하려 한다"     “어촌계의 공금을 개인용도로 썼다”

                        (O)                                                       (X)

          

그러나 사실적인 주장이 아니라 견해, 감정의 표현 또는 욕설이라고 할지라도 모욕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아래 Q9를 보세요. 


3. 사실적인 주장에 주관적인 견해나 감정을 더하여 말하는 것은 감정의 표명인가요 사실의 적시인가요? 예를 들어, 발암물질이 많이 포함된 시멘트를 “발암시멘트”라고 불렀을 때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나요?


시멘트에 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은 진실입니다. 그중 어떤 시멘트에는 발암물질이 다른 시멘트보다 많이 들어있는 것도 진실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A사 시멘트에는 발암물질이 많이 들어있다’라는 표현 대신 ‘발암시멘트’라는 표현을 쓰면 어떨까요? 일부는 ‘발암물질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든 시멘트를 뜻하는 모양이구나’라고 받아들이겠지만 일부는 “‘발암시멘트‘라고 불릴 정도로 인체에 유해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진실이 전달된 것이므로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을 것입니다만 후자의 경우 ’인체에 유해하다‘는 뜻으로 전달되는 경우 이것은 견해일까요? 사실적 주장일까요? 

 

법원에서는 ‘환경운동가로서 재활용 폐기물로 생산된 국내산 시멘트의 유해성을 공론화할 의도로 몇몇 연구소들에 국내외 시멘트 제품에 대한 시험을 의뢰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글을 게시한 점 등에 비추어,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블로그에 재활용 폐기물로 생산된 국내산 시멘트의 유해성에 관한 글을 게시하면서 “쓰레기 발암시멘트, 과연 안전한가”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명예훼손이 문제(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위반: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된 사안에서 ‘사실’ 인지 ‘견해’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지는 않았지만, 비방의 목적여부가 쟁점이 되었던 것을 보면, 우선은 사실적인 주장으로 인정하는 전제하에 논의를 진행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서울행법 2010.2.11. 선고 2009구합3592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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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1.10. KBS 9시 뉴스 관련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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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위 판결에서 법원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거기에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어 명예훼손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4. 얼마나 진실과 차이가 있어야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나요? 진실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 것인가요?


허위란 객관적인 사실에 일치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허위라고 할지라도 구체적 사안에 따라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진실인 것으로 간주됩니다. 어떠한 사실전달이 객관적 진실과 100%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 것입니다. 만일, “조금이라도 진실과 차이가 나면 모두 허위다”라고 한다면, 진실의 경우에만 인정되는 우리 형법 제 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는 무의미해져 버릴 것입니다.


따라서, 진실과 조금이라도 다르기만 하면 모두 허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 내용의 전체취지를 살펴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는지 여부에 따라 진실인지 허위인지를 결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한편, 설사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아니하여 허위라고 판명이 난다고 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을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즉, 허위라고 할지라도 구체적 사안에 따라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위법성이 부인되어 명예훼손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전기가 여러 편 출간되어 있고 이 전기들이 공통으로 인정하는 사실을 근거로 영화를 제작하였다면, 영화제작자는 그 사실을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그 사실이 진실이 아님이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영화제작자는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책임을 지지 않습니다.(서울중앙지법 2006.8.10, 2005가합 16572)


영화 ‘그때 그사람들’이 박정희대통령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였는가에 대한 판단에서 법원은 “일반인들이 영화 내용의 세세한 부분까지 사실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과 “주요 사실들은 현재 나와있는 객관적 연구자료에 바탕을 둔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창작된 영상이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법 2006.8.10. 2005가합16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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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 1: 각하가 여성편력에 대해서 일본어로 말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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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 2: 만찬장에서 엔카를 듣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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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 3: 각하를 살해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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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 4: 각하의 시체에 모자를 씌우는 장면



특히 공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2)하다고 할 것입니다. 특히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3)습니다.


진위 여부는 결국 사실의 성격, 정보원의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적시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그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가 하는 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취득한 공개 정보는 누구나 손쉽게 복사·가공하여 게시·전송할 수 있는 것으로서, 그 내용의 진위가 불명확함은 물론 궁극적 출처도 특정하기 어려우므로, 특정한 사안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접속하는 인터넷상의 가상공동체(cyber community)의 자료실이나 게시판 등에 게시·저장된 자료를 보고 그에 터잡아 달리 사실관계의 조사나 확인이 없이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판을 저하할 만한 사실의 적시를 하였다면, 가사 행위자가 그 내용이 진실이라 믿었다 한들,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4)고 합니다.


다만 우리 형법은 사실의 적시(진실)에 의한 명예훼손과 허위의 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모두 처벌하고 있기 때문에 그 구별의 실익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307조 제1항 및 제2항). 다만 진실한 사실의 적시의 경우에는 공익 목적으로 인한 명예훼손행위에 대하여는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받지 아니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301조).


4-1. 진실과 거리가 먼 허황한 내용도 명예훼손책임을 지는가요?


명예훼손은 평판의 저하가 요건입니다. 아무리 타인에 대해 나쁜 얘기를 하여도 그 얘기가 합리적인 사람이 믿지 않을 정도로 허황되거나 실제 인물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판단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평판은 저하되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 <하얀방>에서 ‘마리산부인과’라는 사이버 상에만 존재하는 산부인과가 나오고 이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여성들은 임신한 것과 같은 모습으로 죽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에 대해 실제 존재하는 마리산부인과가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법원은 “(1) 영화의 줄거리 자체가 너무 환상적이어서 어떤 합리적인 사람도 이것이 사실이라고 믿지 않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2) 특별히 영화에 등장하는 ‘마리산부인과’가 신청인의 업체와 같다고 주장할 특별할 근거가 없다”며 소송을 기각하였습니다(서울지방법원 2002.11. 14, 2002카합3270). 



또 풍자(parody)나 과장(hyperbole)과 같이, 허위인줄 알면서 그 내용을 게시했을 때에도 그 표현물의 내용이 합리적인 사람에게 전달되었을 때 사실로 믿겨질 수 없는 정도로 그 내용이 현실적인 가능성과 동떨어져 있을 경우에는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 명예훼손의 요건에 비추어 보았을 때, 합리적인 사람이 보기에 사실로 믿겨지지 않을 경우 대상이 된 사람의 평판을 훼손하지 않기 때문이다. Hustler Magazine Inc., v. Falwell, 485 U.S. 46 (1988)에서는 성인잡지회사인 Hustler가 가상의 양주광고를 만들어 도덕적 명사로 인정받는 유명한 목사의 사진을 ‘나의 첫경험은 나의 어머니와 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삽입한 것에 대해 미연방대법원은 합리적인 사람은 사실로 믿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며 명예훼손을 인정치 않았습니다. 그 목사의 도덕적 무결성이 너무나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며 패러디광고의 형태인 점을 감안하면 타당한 결정입니다.


5. 어떤 경우에 “공연히” 사실적인 주장을 하였다고 하여 명예훼손 책임이 지울 수 있나요? 트위터의 비공개페이지에 글을 올려도 명예훼손책임이 적용되나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공연히’ 사실적 주장을 해야 하는데, 이때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다수인이 아니더라도 불특정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이거나 불특정인이 아니더라도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라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합니다.


  이때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의 구체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불특정은 상대방이 특수한 관계에 의해서 한정된 범위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로, 예컨대 도로상의 통행인, 시장 내의 고객, 인터넷 상의 네티즌 등을 의미합니다. 또한 다수인이란 상당한 다수를 의미합니다.


  중요한 점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의 의미입니다. 판례는 이에 대하여 한 사람에게 말을 했어도 그 사람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있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대화의 상대가 기자였다면 이러할 가능성은 꽤 높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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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월드 등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경우에도 공연성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개인 블로그의 비공개 대화방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비밀을 지키겠다는 말을 듣고 일대일로 대화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대화 상대방이 대화내용을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명예훼손죄의 요건인 공연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본 판례5)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대화의 경위나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관계, 대화 당시의 상황, 대화 이후 ○○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대화의 공연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과 일면식도 없어 비밀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킬 가능성이 없다면 여러 사람에게 퍼뜨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상대방이 여러 사람들에게 얘기를 한 것이 아니고 피해자에게만 전달하였다면 공연성이 충족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기자를 상대방으로 하는 경우에도 - 즉 다수에의 전달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도 - 기자가 취재를 한 상태에서 아직 기사화하여 보도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전파가능성이 없다고 합니다.6)   



6. 타인에 대해 진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책임을 지는가요? 타인의 가명을 써도 명예훼손책임을 지는가요?


  우리나라는 형법 제307조제1항에 의하여 진실을 말하여도 그 진실이 타인의 평판을 저하시키면 명예훼손책임을 지웁니다. (이와 같은 법제의 타당성 또는 부당성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는 박경신, “진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처벌제도의 위헌성”, 세계헌법연구 16권4호 2010년12월.) 단, 형법 제310조에 의해 ‘오로지 공익을 위한’ 언사임으로 인정되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물론 진실의 대상인 타인을 가명이나 익명으로 꾸며 보도한다면 보도가 그 타인의 평판에 영향을 줄 수 없으므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거꾸로 실명으로 진실을 보도하면 형법 제310조의 ‘오로지 공익을 위한’ 언사로서 보호되지 않는 한 명예훼손책임을 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법원은 “원고는 평범한 정신과의사에 불과하여 공적인 인물이라 볼 수 없는 점, 그 범죄의 내용이나 성격에 비추어도 일반 국민들이 피고들이 적시한 범죄에 대하여는 이를 알아야 할 정당한 이익이 있더라도 그 범인이 바로 원고라는 것까지 알아야 할 정당한 이익이 있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원고가 저지른 범죄를 보도하면서 명시한 원고의 신원에 관한 사항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라 할 수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각 보도행위가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행위로서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는 없다”7)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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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진실인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 명예훼손의 책임을 피할 수 있는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공익성)”라는 조건은 어떻게 충족되나요?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에 의한 진실인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실질적으로 법을 위반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경우(‘위법성조각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고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한다.”고 하면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 함은 국가, 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ㆍ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8) 이때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무방9)합니다.


나아가 “명예를 훼손당한 자가 공인인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사안에 관한 것으로 사회의 여론형성 내지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피해자가 그와 같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여부 등의 사정도 적극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공적 관심사안에 관하여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봄에 상당한 사실을 공표한 경우에는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에 해당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는 증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10)입니다. 이에 따라 동 판례는 축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이 농림부장관이 공식 채택한 수입쇠고기 유통·판매 권장정책 및 농축협 통합정책의 정당성 여부를 문제 삼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한 사안에서, 농림부장관 개인에 대한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단정한 원심의 조치를 위법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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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1.12. 조선일보 등 4개 일간지에 게재한 광고.

‘수입쇠고기 판매를 권장하는 농림부 장관은 과연 어느나라 장관입니까?

-우리는 더 이상 농림부 장관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특기할 사항은, 개인의 사적인 신상에 관한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관계하는 사회적 활동의 성질이나 이를 통하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 등의 여하에 따라서는 그 사회적 활동에 대한 비판 내지 평가의 한 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므로 개인의 사적인 신상에 관하여 적시된 사실도 그 적시의 주요한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위와 같은 의미에서 형법 제310조 소정의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제 하에서 한 판례는 신학대학교의 교수가 출판물 등을 통하여 종교단체인 구원파를 이단으로 비판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을 그 실질적 지도자로 지목하여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을 적시하였으나 비방의 목적에서라기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한 행위11)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반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과 관련한 사안에서 법원은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이회창씨의 아들의 고의감량에 의한 병역기피 사실을 기자회견에서 폭로한 사람에 대해 “대통령선거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즉 이회창 후보의 공직 수행 능력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하면서 공익성에 의한 면책을 허용하지 아니한 판례12)도 존재합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상의 소위 ‘사이버명예훼손’의 경우 조문 상으로는 공익성 항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법원도 ‘사이버명예훼손’은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 정의되는데 어차피 ‘비방할 목적’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므로 공공의 이익과는 상반된다고 보았습니다.13)


그러나, 또다른 법원은 공익성 항변이 조문상 없더라도 공익성이 상당하면 ‘비방의 목적’을 부인하는 근거가 된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립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 내에서 제자인 여학생을 성추행하였다는 내용의 글을 지역 여성단체가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소식지에 게재한 행위가 학내 성폭력 사건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 그리고 학내 성폭력의 근절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판례14)가 있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사진의 공개에 대해서만큼은 공익성을 부인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범죄자의 경우에 범죄자의 얼굴을 사진으로 공개하는 것의 공익성이 부정되어 진실에 의한 명예훼손이 인정된 바 있습니다. 즉, “대중 매체의 범죄사건 보도는 공공성이 있는 것으로 취급할 수 있을 것이나, 범죄 자체를 보도하기 위하여 반드시 범인이나 범죄 혐의자의 신원을 명시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고, 범인이나 범죄혐의자에 관한 보도가 반드시 범죄 자체에 관한 보도와 같은 공공성을 가진다고 볼 수도 없다.”15)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범죄자가 공적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치더라도 2004년 8월 9일 대법원 판결에서는 2001년 11월 히로뽕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되었던 황씨가 경비교도대원 정모(24)씨가 재소자 검색 프로그램에 실린 자신의 수의 차림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자 ‘수의를 입고 있는 모습을 인터넷에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국가와 정모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를 제기한 것에 대해 피고인들이 2천5백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16)



8. 다른 사람이 한 명예훼손적인 말을 그대로 전하여도 명예훼손 책임을 지게 되나요? 소위 “장자연 리스트에 000이 올라 있다”라는 말을 이종걸 의원이 한 것도 명예훼손 책임을 질 수 있나요? 


  다른 사람이 한 말을 그대로 전하여도 전한 말(소위 ‘전재보도’)이 명예훼손이라면 그 말을 전한 사람도 명예훼손 책임을 지게 됩니다. “연합뉴스와의 소위 전재보도에 관한 계약에 따라 또는 그 기사를 기초로 보도하였다고 하여 이와 달리 볼 수도 없다”17)고 하여 전재보도의 기초가 되는 기사가 명예훼손죄를 구성하는 경우 전재보도 역시 명예훼손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명예훼손 Q&A 6번에서 말씀드렸듯이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 진실을 전하는 것은 면책이 됩니다. 그렇다면 A라는 사람이 X라는 주장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진실이며 공적인 사안이라면 A의 주장을 전하는 것은 면책이 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사유인 ‘공익성’에 대하여는 위의 Q7을 참조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예를 들어, 북한정부가 ‘천안함은 남한정부의 조작이다’라고 발표했다면 북한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전하는 것은 북한정부가 그러한 주장을 했다는 자체가 공익적인 진실이므로 면책되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실제로 이에 따라 97다10215 판결에서 검찰의 보도자료를 맹신하여 그대로 보도한 것에 대해서 명예훼손 책임을 부인한 바 있습니다. 

  물론 모든 전재보도가 공익적인 것은 아닙니다(94다33828). 다른 신문사기사 및 구속영장사본만 참고하여 기사를 쓴 언론사에 대해서 명예훼손책임을 인정했습니다(2000다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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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고려대 학생들”을 상대로 나쁜 말을 한 경우에도 명예훼손 책임이 부과되는가요?


  명예훼손의 대상이 되는 명예를 가질 수 있는 주체는 자연인(단 특정되어야 합니다), 사자(死者), 법인, 법적으로 승인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고 통일된 의사를 형성하는 법인격 없는 단체(예컨대, 정당, 노동조합, 적십자사, 병원, 종교단체, 종친회, 향회 등을 의미합니다)에 한합니다. 사교단체나, 가족, 동리 등은 통일된 의사를 가지고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고려대 학생들”과 같이 독자적으로는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없는 집단의 구성원이 그 집단의 명칭에 의하여 명예가 훼손되는 경우에는 “집단명칭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집단명칭에 의한 명예훼손의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집합명칭에 의하여 집단의 모든 구성원의 명예가 침해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집단구성원이 일반인과 명백히 구별될 정도로 집합명칭이 특정되어야만 합니다. 예컨대, “A법과대학의 교수”, “B경찰서 경찰관”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상인들”, “학생들”, “서울시민·경기도민”이라는 집단은 일반명칭으로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때 명예훼손의 내용은 집단의 모든 구성원을 지적하는 것이라야 하며, 예외를 인정하는 일반적인 평균판단으로는 부족합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세무공무원 대부분이”라는 지적은 예외가 인정될 수 있어서 모두 혐의를 받는 것이 아니므로 이 경우에는 집합명칭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둘째로, 구성원의 일부를 지적하였지만 그것이 누구인가가 명백하지 않아서 구성원 모두가 혐의를 받는 경우에도 그 구성원 전원에 대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모당 소속 국회의원 2명이 간첩이다, 장관 중에 1인이 뇌물을 받았다.”라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한 경우, 그 당 국회의원 전원, 장관 전원에 대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집단의 규모가 큰 경우에는 집합명칭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집합명칭에 의한 명예훼손이 문제된 사건에서, “명예훼손죄는 어떤 특정한 사람 또는 인격을 보유하는 단체에 대하여 그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피해자는 특정한 것임을 요하고, 다만 서울시민 또는 경기도민이라 함과 같은 막연한 표시에 의해서는 명예훼손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지만, 집합적 명사를 쓴 경우에도 그것에 의하여 그 범위에 속하는 특정인을 가리키는 것이 명백하면, 이를 각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K여자상업고등학교의 직원 甲은 학교 이사 乙의 지시로 “3·19 동지회 소속 교사들이 학생들을 선동하여 무단하교를 하게 하였다.”는 허위사실이 기재된 보도자료를 만들어 서울특별시 교육청 내 공보실에서 기자들에게 배포하였는데, 甲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3.9 동지회 소속 교사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적시되어 있지는 않았으나, K여자상업고등학교의 교사는 총66명으로서 그 중 약37명이 3.9 동지회 소속 교수달이고, 위 학교의 학생이나 학부모, 교육청 관계자들은 3.9 동지회 소속 교사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판례는 “3.9 동지회는 그 집단의 규모가 비교적 작고 그 구성원이 특정되어 있으므로 피고인이 3.9 동지회 소속 교사들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3.9 동지회 소속 교사들 모두에 대한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3.9 동지회 소속 교사인 피해자의 명예 역시 훼손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18)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10. 어떤 경우에 모욕죄가 성립하나요?

 

형법 제311조는 ‘모욕죄’란, ‘공연히 사람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죄의 실행행위는 ‘공연히 모욕하는 것’입니다.

 

‘모욕’이란,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 없이 사람에 대하여 경멸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경멸적 표현이어야 하고 그 수단 방법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즉, 경멸의 의사표시를 나타내는 방법으로서 언어·거동·문서·도화배부·공개연설 등 모두 가능합니다. 욕설, 폭언 등이 언어에 의한 경우이고 뺨을 때리는 것, 얼굴에 침을 뱉는 것, 머리가 돌았다는 표시 등이 거동에 의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다만 그것은 설명가치를 가져야 하므로 단순한 농담, 무례, 불친절, 건방진 표현만으로는 모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우리 법원에 의해 모욕으로 인정된 표현을 보면, “이 개같은 잡년아19)”,  “빨갱이 계집년, 만신(무당), 첩년20)” 등 이 있으며 이러한 표현 자체만으로 모욕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것이 표시된 상황, 장소, 표시의 상대방, 의사표시 전체의 의미관련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판단된 결과임을 유의해야 합니다.

모욕은 상대에 대한 경멸이라는 견해와 감정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타인에 대해 경멸의 감정과 견해를 표명한 것 만으로 법적책임을 부여하는 것의 부당성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며 이와 같은 광범위한 형태의 모욕죄를 두고 있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4개국 밖에 없습니다. (박경신, “모욕죄의 위헌성과 친고죄 조항의 폐지에 대한 정책적 고찰”, 고려법학 제52호,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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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의견과 감정을 표현하더라도 경멸적인 표현을 써서는 아니된다는 취지로 모욕죄를 이해할 수도 있지만 과연 무엇이 경멸적인 표현인지 판단할 수 있을까요? 같은 말을 써도 맥락에 따라서 칭찬이 욕인 경우도 있고 욕이 칭찬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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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모욕과 명예훼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타인의 명예를 훼손함에 있어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면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이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고 구체적 사실의 적시 없이 타인에 대한 경멸의 의사를 표시하여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이면 모욕죄가 성립합니다.


12. 모욕죄는 친고죄라고 하는데 친고죄가 무엇인가요?


 친고죄란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형법상의 강간죄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범죄사실의 공개로 피해자에게 더 큰 불이익이 돌아가는 것을 염려한 규정입니다. 이에 비해 형법상의 명예훼손죄 중 사자(死者)의 명예훼손죄를 제외한 것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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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모욕죄에서 ‘공연히’는 무슨 뜻인가요? 친구인 을과 채팅 중 같은 반 친구인 갑에 대해 모욕적인 말을 하였습니다. 당연히 우리끼리의 비밀 얘기가 될 줄 알았는데, 을은 갑에게 그 얘기를 하였고, 이에 화가 난 갑은 저를 모욕죄로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모욕죄로 처벌받게 되는 것 인가요?

    

모욕죄는 ‘공연히’ 모욕을 해야 성립합니다. 이 공연성 요건은 명예훼손의 공연성과 다르지 않으므로 Q&A 5번을 보셔도 됩니다.


14. 친구들과 만나 술집에 갔는데, 주인이 ‘욕쟁이 할머니’로 유명한 곳이라 하더라구요.

주인 할머니는 저를 보자마자 제 치부를 건드리는 발언을 해댔고, (저의 외모에 대한 언급이었으며, 저는 평상시 그 부분이 컴플렉스입니다.) 친구들은 재미있다며 좋아했지만, 모욕당하는 당사자인 저는 매우 불쾌하였습니다. 할머니를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나요?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할머니를 처벌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모욕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공연히 타인을 모욕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인용하는 고의가 필요한데, 욕쟁이 할머니에게 그것이 없다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욕쟁이 할머니로 유명한 술집은 통상 그 욕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것이며, 할머니 입장에서도 이를 알고 심한 발언을 할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다만, 질문자가 명시적으로 불쾌한 의사를 표시하고 중지를 요구했음에도 발언이 계속되었다면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둘째, 설사 모욕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하여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회상규란 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생활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경우21)를 의미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소위 욕쟁이 할머니 술집은 이에 어긋난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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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정책을 꾸준히 고수하는 특정 정치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그를 동물로 묘사한 그림을 만들어 이를 저의 블로그에 게시하였습니다. 저는 모욕죄로 처벌받게 되나요?


대법원은 “모욕적인 표현을 포함하는 판단 또는 의견의 표현을 담고 있는 경우에도 그 시대의 건전한 통념에 비추어 그 표현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는 때에는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여지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또한, 공인으로서 인터넷이나 언론 매체에 노출되고 있는 사람은 어느 정도의 풍자와 비판은 참아내야 할 위치에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다만, 법원에서는 유사한 사안에서 모욕죄 대신 ‘공공손괴죄’나 ‘공무집행방해죄’ 등을 적용한 예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홍보 포스터에 쥐그림을 그린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서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이지만 무제한 허용되지 않는다"며 "공공물인 G20 포스터에 낙서한 것은 예술 창작과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 형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하여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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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색 스프레이로 쥐그림을 그려 넣은 G20 정상회의 홍보포스터


또한,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담은 만평을 시정 홍보지에 그려 넣어 인쇄, 배포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였습니다. 사안에서 시사만화가인 최씨는 호국영령의 위패 앞에서 묵념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리면서, 위패가 놓인 제단의 문양에 '이명박 OOO' 식의 욕설을 담아 문제되었는데요. 재판부는 “만평 삽화에 대통령에 대한 욕설 글자를 마치 제단의 무늬인 것처럼 가장했고 일반인들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판단된다”면서 “최씨도 구독자들에게 욕설이 발견되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또 욕설 게재 부분을 알았더라면 만평을 시정홍보지에 싣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점,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시장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시정홍보지를 회수한 점 등을 감안하면 최씨가 자신의 행위로 시정홍보지 편집업무 등이 방해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충분히 예상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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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만평.

비석 아래 제단 옆에 적힌 문양을 세로로 세워 자세히 살펴보면 '이명박 ○○○, 이명박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16. 어떤 언사가 경멸적인 언사로 인정되었나요?


판례는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모욕죄에 해당하는 경멸적 언사라고 합니다.

실례로 탤런트 문근영씨의 기부행위를 두고 벌어진 논쟁당시 한 네티즌이 지만원씨에 대한 비방 글을 인터넷에 게시해 기소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지만원, 지는 만원이나 냈나’, ‘망언’, ‘헛소리’, ‘양심에 털난 행동’ ‘진짜 압권 개그맨’ 등의 표현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에 해당한다고 하였습니다. 또 직장동료 앞에서 헤어진 여자친구에 대해 “꽃뱀보다 못한 O이야”라는 언행을 사용한 경우에도 경멸적 언사라고 인정하였습니다. 또한 공무원에 대해 “너 공무원 맞아? 또라이 아니야?”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서도 모욕죄의 성립을 인정하였습니다. 기타 대법원이 인정한 경멸적 표현에 대해서는 Q&A9번을 참고하세요.

그러나,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수갑을 채우려는 경찰관에게 ‘양아치’라는 발언을 하여 기소된 사안에서는 “경찰관의 부당한 공무집행에 저항하는 차원에서 욕설을 했다면, 부당한 공무집행에 대한 소극적 저항으로 사회통념상 정도를 넘어섰다고 보기 어렵다”며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경멸적 언사라는 것은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습니다.


우리 법원은 모욕죄의 범죄 구성요건을 폭넓게 인정하면서, 형법 제20조상의 사회상규로 정당화하는 범위 또한 넓게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범죄 구성요건이 모호해지는 결과를 낳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범죄구성요건을 폭넓게 한 후, 위법성 조각사유인 사회상규로 범죄여부를 결정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사회상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범죄구성요건이 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사회상규’라는 모호한 개념보다는, 범죄구성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적용하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입니다.




1)  박경신, 『사진으로 보는 저작권, 초상권, 상표권 기타 등등』, 고려대학교출판부, 221쪽.


2) 대판 2006. 3. 23, 2003다52142


3) 대판 1993. 6. 22, 92도3160


4) 대판 2006. 1. 27, 2003다66806


5) 대판 2008. 2. 14, 2007도8155


6) 대법원 2005.5.16. 선고 99도5622판결


7) 대판 2007. 7. 12, 2006다65620


8) 대판, 2008. 7. 10, 2007도9885


9) 대판 2006. 3. 23, 2003다52142


10) 대판 2007. 1. 26, 2004도1632


11) 대판 1996. 4. 12, 94도3309


12) 서울 고등법원 1998. 11. 3, 98노2000


13) 대판 2008. 10. 23, 2008도6999


14) 대판 2005. 4. 29, 2003도2137


15) 대판 1998. 7. 14, 96다17257


16) 박경신, 『사진으로 보는 저작권, 초상권, 상표권 기타 등등』, 고려대학교출판부, 221쪽.


17) 대판 2007. 7. 12, 2006다65620


18) 대판 2000. 10. 10, 99도5407.


19) 대법원 1985.10.22. 선고 85도1629 판결


20) 대법원 1981.11.24. 선고 81도2280 판결


21) 대판 1994. 11. 8, 94도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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